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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일기 - 한강 장편소설 <채식주의자>

by 벼룩심장 2024. 11. 1.

한강 <채식주의자>

나는 오랫동안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.
솔직히 그럴 여유도 없었다.
성인 되자마자 나 먹여 살리기 바빴으니까.
 
스마트폰과 태블릿이 흔해지고 전자책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,
또 자취를 시작하고 책을 둘 공간이 없어지면서부터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.
 
가끔 재밌다는 후기가 들려오는 책이 있으면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읽곤 했는데
재밌었으나 중간쯤 읽으면 흥미가 떨어져 쇼츠나 웹소설, 웹툰 등에 빠져 손 놓기 일쑤였다.
 
 

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님

2016년, 한강 작가님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
쭉 한강 작가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,
감정 소모가 심해서 힘들다는 의견이 있어서 으레 겁부터 먹곤 했다.
물론 그때 이미 독서와 너무 먼 인간으로 변해버린 내 탓도 있다.
 
아무튼 얼마 전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나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.
오래 걸리더라도 꼭 완독 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책을 읽게 되었다.
 
 

2016.05.17. TV, 책을 보다 - 2016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을 만나다

수많은 작품 중에 왜 <채식주의자>를 먼저 읽게 되었냐면 순전히 이 인터뷰 때문이었다.
작가님이 읽어주는 <채식주의자>를 듣으니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으니까.
 
 

그렇게 읽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이 책에 빠져들었다.

당연한 소리지만 글을 너무 잘 쓰신다.
문장 하나하나가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 느낌이랄까?

 
쉼 없이 읽은 건 아니었지만 몇 시간 만에 완독 하다니.
방과 후에 도서관으로 달려가던, 한참 책과 붙어 다니던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.
 
한 번에 모든 걸 다 이해하기엔 솔직히 어렵다.
그렇다고 엄청나게 어려운 단어를 쓴다거나 독자가 읽기 힘들게 쓴 그런 책은 아니다.
그냥 영혜의 모습을 독자로써 지켜보는 게 힘들고, 이해될 듯 되지 않는 점이 난해할 뿐
소재 때문에 걱정할 수 있으나,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.
사실 그냥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. 


 

다 읽고 나서 우연히 개정 전 책 표지를 보게 되었는데
중학교 때 친한 친구가 한동안 들고 다니며 읽던 책이었다는 걸 기억해 냈다.
 
재밌냐고 물으면 친구는 어떻게 답했을까?
나도 그때 친구 따라 함께 읽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움이 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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